이력서는 모든 직장인들의 얼굴입니다.
우리가 얼굴을 가꾸기 위해 화장품도 바르고 마사지도 받고 미용도 하는 것처럼 이력서도 꾸준히 갈고닦아야 빛을 발합니다.
특히 영문 이력서을 익숙지 않아하는 분이 많을 텐데 제가 짧은 소견이지만 몇 가지 팁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저는 수년전 MBA를 준비할 때 처음으로 영문 이력서를 작성했는데 전혀 감이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에 살면서, 그것도 대기업을 다니다 보니 애초에 이력서라는 것 자체를 쓸 일이 없기도 했죠.
그때는 구글링에 의존해서 꾸역꾸역 썼는데 지금 돌아보면 참 허접한 이력서였습니다. ㅎㅎ
이력서, 특히 영문 이력서는 몇가지 공식 같은 작성 방법이 있습니다.
그중에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Action verbs의 활용입니다. (행동 동사? 라고 해야 할까요?)
그것도 아무 동사나 쓸 수는 없겠죠. 이력서에 사용되는 소위 Resume action verbs는 내가 어떤 일을 '주도적으로' 했는지 보여주는 동사들입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업무를 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대충 떠오르는 대로 적은 겁니다 ㅎㅎ)
XX 회사 마케팅 매니저
- 마케팅 자료 작성했음
-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했음
- 시장조사했음
첫 번째 문장을 아주 단순히 옮기면 "I made marketing materials"가 되겠죠.
그럼 이걸 영문 이력서 형식으로 고쳐볼까요.
우선 일단 주어는 생략하고 바로 동사로 들어갑니다. (이미 나의 경력을 기술하는 것이기에)
또 동사는 항상 과거형으로 씁니다. (과거에 한 일을 적는 거니까)
그럼 Made marketing materials가 될 텐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made라는 동사입니다.
이력서를 살피는 사람들은 저 한 줄에서 무엇을 보고 싶어 할까요?
나의 업무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객관적 사실일까요? 물론 그것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 업무가 얼마나 중요한 건지, 그 중요한 업무를 내가 얼마나 잘했는지, 얼마나 깊게 관여했는지 등등을 알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그런 면에서 made와 같은 동사는 너무 일반적이고 약합니다.
뉘앙스적으로 마케팅 자료를 만들기 어렵지 않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고,
마케팅 자료를 만들 때 내가 100% 기여한 것인지 1% 기여한 것인지 잘 구분이 안 된다는 말이죠.
그러면 made 대신에 쓸만한 동사가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Developed가 있습니다. (Developed marketing materials.)
언뜻 생각하면 made와 비슷한 뜻이지만, develop이 훨씬 중요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쳤다는 느낌을 주죠.
아니면 Drove로 갈 수도 있습니다.
Drove marketing material development.
요런 식으로 조금 바꿔서 내가 마케팅 자료 작성을 주도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죠.
비슷하게 Led나 Spearheaded도 됩니다.
이와 같이 동사는 내가 주도적으로 그 업무를 관장하고, 진행시켰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근데 모든 회사 업무를 내가 다 하는 건 아니죠.
특히 주니어 레벨일수록 큰 업무의 작은 부분을 맡아서 하거나 팀원의 한 사람으로서 기여하는 경우가 더 많겠죠.
중요한 프로젝트이긴 한데 나는 보조적 역할만 한 경우도 있을 거고요.
그게 사실이라 할지라도 이력서에 적기로 한 이상은 '내가 주도적으로' 일을 맡아서 했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supported, helped, participated와 같은 동사는 지양하는 게 좋습니다.)
그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도저히 내가 한 일이라고 주장하기 어렵다면 이력서에 아예 적지 말아야겠습니다.
또 한 가지 유념할 것은 동사를 반복하면 안 됩니다.
이력서를 통틀어서 특정 Action verb는 가능하면 딱 한 번만 쓰고, 최대 2회를 넘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모든 문장을 Led로 시작하면 안 된다는 말이죠.
그럼 아까의 예시는 아래처럼 (대략) 쓸 수 있을 겁니다.
XX 회사 마케팅 매니저
- 마케팅 자료 작성했음 -> Drove marketing material development
-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했음 -> Managed customer communication process
- 시장조사했음 -> Spearheaded market research
물론 상기 예시들은 이력서 수준이라기에는 디테일이 부족합니다.
정확히 어떤 자료인지, 어떤 고객인지, 어떤 시장 조사인지 등등의 내용이 추가되어야겠죠.
특히 이런 디테일은 정성적이 아니라 정량적인 방식으로 기술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런 추가적인 내용은 다른 포스팅에서 더 상세히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기억할 것은 영문 이력서를 쓸 때는 반드시 내가 주도적으로 일을 진행했음을 보여주는 동사로 문장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esume action verbs는 구글링을 하시면 예시가 아주아주 많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 사이트와 같은 곳을 참고해도 좋겠습니다.
https://capd.mit.edu/resources/resume-action-verbs/
Resume Action Verbs
Action verbs help bring your resume to life by painting a picture for the reviewer, and affirming your skills. Begin each bullet point statement or phrase with an action verb that points the reader…
capd.mit.edu
195 Action Verbs to Make Your Resume Stand Out | Indeed.com
When writing your resume, avoid using weak or passive verbs. From this list of action verbs, select words that will powerfully communicate your achievements.
www.inde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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