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개인적으로 리락쿠마의 오랜 팬임을 밝힌다. (대략 15년 정도 된 것 같다.)
진성 덕후 수준은 아니지만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라 넷플릭스에서 리락쿠마 애니메이션 (정확히는 스탑모션)의 새 시즌이 나온다고 했을 때 엄청난 기대를 걸었다.
솔직히 리락쿠마, 코리락쿠마, 키이로이토리의 귀여움만 있어도 반 이상은 먹고 가는 시리즈 아니겠는가?
그런데...그런데!
그 귀여움마저 퇴색될 정도로 이번 작품은 아쉬웠다.
이번 시즌을 말하기 앞서서 지난 시즌을 잠시 되짚어보자면
2019년에 나온 "리락쿠마와 가오루 씨"는 정말 웰메이드였다. (왜 굳이 카오루가 아니라 가오루라고 썼는지는 조금 의문이지만)
리락쿠마 원작의 감성을 간직하면서도 애니메이션답게 생동감이 살아 있는 작품이었다.
쿠마들도 어색하지 않고 그 특유의 귀여움을 잘 보여줬다.
특히 원작의 감성인 '성인을 위한 동화', '힐링 동화' 같은 느낌이 매우 좋았다.
일상에 찌든 가오루가 쿠마들과 지내면서 마음의 치유를 받고 새로운 삶의 동력을 얻게 되는 이야기가 너무나 따뜻하고 보는 내내 행복했던 작품이었다.
그랬기에 이번에 새로 나온 리락쿠마와 테마파크 어드벤처(길기도 참 길다)도 유사한 감성일 것이라 생각했다.
시즌이 바뀐다고 주요 시청층 혹은 타깃 관객층이 바뀌는 건 아닐 테니.
근데, 착각이었다.
넷플릭스에서 리락쿠마는 아동용 곰돌이! 라고 판단한 건지.
아니면 제작하는 측에서 어린 시청자를 사로잡고 싶었던 건지.
실제로 지난 시즌을 시청한 이들이 주로 어린이들이었던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이번 시즌은 상당히 아동 취향이다.
우선 쿠마들을 제외한 주요 등장인물이 꼬마들인 점.
중간에 뜬금없이 게임을 소재로 시간을 잡아먹는 점.
새로 나온 캐릭터들이 클리쉐 범벅인 점. (특히 새로운 주요 인물인 여자아이는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것 말고는 너무나 전형적이다)
스토리가 매우 단순하고 어디선가 본 듯한 전개인 점 등 많은 부분이 그러했다.
뭐, 주요 시청층이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라면 납득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아재인 내가 봐서는 안 되는 것이었을지도)
그렇다고 완전히 아동용으로 보기에는 일본 작품 특유의 기묘한 감성들이 뒤섞여 있어서 아무 필터 없이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살짝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재미를 위해서겠지만, 쿠마들에게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이 즐겁고 Fun한 이벤트가 아니라 왠지 괴롭힘 당하는 듯한, 고난의 연속인 느낌을 받는다.
지난 시즌이 어른들이 보기에도 너무나 훌륭한 힐링 동화였기 때문에 이번 시즌의 단순하고 교훈적인 이번 시즌이 참으로 아쉽기만 하다.
혹시라도 다음 시즌이 이어진다면 원작의 감성대로 좀 더 차분하고 힐링이 되는, 쿠마들과 행복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좋은 작품으로 돌아와 줬으면 싶다.
한줄평: 리락쿠마의 귀여움도 이길 수 없는 단순한 스토리의 지루함
별점: ★★☆☆☆
'생각의 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얼빈≫ 김훈, 문학동네 2022 - 감상평 (0) | 2022.09.07 |
---|---|
디즈니+ 마블 드라마 "쉬헐크" 1차 리뷰 (2) | 2022.09.02 |
미드 추천 The Bear Season 1 더 베어 시즌 1 (5) | 2022.08.23 |
《그레이 맨》 2022 - 감상평 (0) | 2022.08.16 |
《카터》 2022 - 감상평 (0) | 2022.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