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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미국에 살면서 좋은 점 1 - 자연

by 삼쓰남 2022.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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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설이 쌓인 Mt. Rainier에서 촬영

가족이나 친구들이 가끔 묻는다.

"미국 사니까 좋아?"

내 대답은 뻔하다.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지.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아."

 

삶은 픽션이 아니니까, 미국에 사는 게 마냥 좋지도 마냥 나쁘지도 않다.

장단을 느끼는 순간순간, 장점은 즐기려 애쓰고 단점은 그냥 그러려니 하며 사는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 내가 평생 살아온 한국과는 다른 점이 있으니 이제부터 천천히 그 차이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좋은 점이 뭐가 있을까 하면 많은 게 떠오르지만.

역시 자연환경 얘기를 먼저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에 살다 보면 미국이 얼마나 축복받은 땅인지 실감할 수 있다.

 

먼저 자연과의 접근성이 좋다.

(많은 지역에 살아본 건 아니지만) 대체로 어디에 살든 차로 조금만 나가면 대자연이 펼쳐진다.

우리나라도 서울에서 북한산이니 도봉산이니 지하철 좀 타고 가면 나오긴 하지만.

'대자연'이라기보다는 도시문명에 둘러싸인 체력단련장 같은 느낌이 있다. (일 층엔 파전, 막걸리 파는 집이 있고 꼭대기 층에는 커피 파는 집이 있는...)

미국의 산, 공원 등 소위 트레킹 코스들은 주변에 커피숍이나 상점 같은 건 거의 없고 오롯이 자연만 즐기다 갈 수 있는 편이다.

트레킹을 할 수 있는 장소의 갯수 자체도 많고, 하나하나 크기도 엄청난 편이라 자연을 사랑하는 이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이다.

차량을 이용한 접근성도 좋아서 설사 높은 산이라도 차량으로 올라갈 수 있는 지역이 꽤 많다.

 

또 미국의 자연은 광활하고 다양하다.

미국 땅이 넓다는 건 지도를 봐서 알았지만, 와서 체감해보니 넓어도 심하게 넓다.

실질적으로 섬이나 다름 없는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했던 15시간 연속 주행 같은 걸 해보면 (그래 봐야 보스턴에서 피츠버그 정도밖에 못 간다.) 광활함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느낄 수 있다.

그런 광활한 땅에 인구는 고작(?) 3억 2천만명 수준이니 어딜 가도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농경지도 자연이라고 따진다면 더더욱...)

또 다양하기도 다양해서 지금 여름의 기운이 가득한 시애틀에서 2-3시간만 달려가면 만년설이 쌓인 레이니어 마운틴(Mt. Rainier)에 갈 수 있을 정도다.

물론 미서부의 자연이 좀더 우거지긴 했지만, 다른 지역도 강, 호수, 산, 숲, 늪지 등등 찾는 데로 다 있다.  

 

예전에 이집트에 여행갔을 때, 이집트인 여행 가이드가 농담처럼 말해준 게 있다. 그는 미국 관광객은 뭘 보여주든 '아, 이거 미국에 있는 XX랑 똑같네!'라고 말한다며 웃었다.

미국에 와 보니 왜 미국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듯한 기분이었다.

정말 찾아보면 비슷한 게 다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미국은 (대체로) 공기가 맑다.

굳이 대체로라는 단서를 붙인 것도 대도시 중심가에 차량 매연이 좀 있다는 거지, 공해라고 부를 수준은 아니다.

원래 비염이 있던 나에게는 엄청난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미국에서 찍은 사진을 인스타에 올리면 그녀의 친구들이 '하늘이 참 맑다'라고 한다더라.

그러고 보면 한국에 살 때는 항상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과 필수가 된 공기청정기가 익숙했었는데.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진정으로 축복 받은 땅에 산다는 걸 알까?

 

물론 최근에는 이상기온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빈번해져서 마냥 살기 좋다고 하긴 어렵다.

이건 전세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미국이 끼치는 영향이 큰 것도 사실인데, 이런 부분은 추후에 다뤄보고자 한다.

 

정리하자면:

미국의 자연은 접근하기 쉽고, 광활하고 다양하다. 무엇보다 공기가 맑아서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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